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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나고 싶은 이천은 어디인가요?

이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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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휴 명장 사진

‘혼’을 담고 ‘시대’를 반영하다. 이연휴 명장

"흙에서 흙으로. 흙에서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게 참 신기했어요. 어떻게 보면 무에서 유를 만드는 거랄까요. 알수록 궁금하고 신기했어요. 계속 배워보고 싶고. 그렇게 이곳에 발을 들인 거죠."

이연휴 명장은 그렇게 48년을 줄곧 도자기를 빚었다. 공방 이름인 ‘여천(如泉)’, 흐르는 물처럼 한결같았던 세월이었다.

도자기를 처음 배운 건 고향 집 옆에 우연히 들어선 도자기 작업장에서였다. 더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그의 나이 스무 살, 이천으로 올라와 해강(海剛) 유근형 선생 슬하에 들어갔다.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더라고요. 어느 정도 성취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것들이 보이니까. 세월 가는 줄도 몰랐던 것 같아요. 오늘도 유약 실험을 하고 있었어요.
맨 처음 시작할 때도 유약을 만드는 작업을 했었는데, 50 년이 다 된 지금도 여전히 실험의 연속이에요."


이연휴 명장 작품 사진 아직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다고 말하는 이 명장.

"박물관에 가서 옛 선조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언제 저렇게 만들까, 내가 재주가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요. 뭘 만들어도 만족이 없는 것 같아요."

겸손이란 말로도 형용할 수 없었다. 도자기에 대한 애정과 올곧은 심성이 한껏 배어날 뿐이었다. 한결같이 흐르던 강은, 그 사이 더 깊이 흐르고 있었다.

오랜 세월의 연속은 속절없이 흘러갔지만 ‘혼’만은 깊게 서렸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람의 혼이 안 들어갈 수가 없어요. 항상 모든 작업을 할 때 제 혼을 담는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합니다. 재주만 부릴게 아니라 혼을 담아야 한다는 게 제 철학 이에요. 하나의 도자기를 빚더라도 혼을 담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끝없는 실험과 만족을 모르는 노력의 결과였을까, 이 명장은 2004년에 명장으로 선정됐다. 명장이 된 뒤로는 하나의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감이 들었어요. 우리가 과거 시대의 청자, 백자, 분청을 조상들에게 물려받았듯이 우리가 후손들에게 남겨 줄 수 있는 이 시대의 도자기는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우리처럼 과거의 것을 언제까지 답습할 수 없잖아요. 이 시대의 도자기를 또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 낸 게 ‘황(黃)자’ 였다. 여러 번의 유약실험 끝에 황색을 띠는 도자기를 만들어 냈고, 기존의 청자나 백자와는 다른 빛깔을 입혔다.

"청자는 조금 차가운데, 황자는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 아직 낯설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좋아 해주는 분들도 있어요. 계속 연구를 해서 후손들에게 백자나 청자처럼 이 시대에 맞는 도자기를 물려주고 싶어요. 그게 제게 앞으로 남겨진 역할인 것 같아요. 그냥 주어진 대로, 힘닿는 대로 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어요. 실패해도 원인을 알 수 없고 잘돼도 마찬가지예요. 여긴 완벽한 끝이 있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만 있을 뿐이에요."

반세기를 이어온 백발 도자기 노장의 결심은 세계 도자기 종주국으로써 한국, 이천의 나아갈 길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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