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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나고 싶은 이천은 어디인가요?

박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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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헌 명장 사진

도자기에 그린 한 폭의 풍경화. 박래헌 명장

'원정(垣亭)'. 낮은 정자. "담이 낮아 누구나 쉽게 넘나들고 향유할 수 있지만 저만의 정자, 저만의 색깔과 고집이 있다는 의미에요. 제가 만드는 작품들도 이러한 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박래헌 명장의 분청은 그의 호(號)이자 공방 이름처럼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고유의 색깔을 갖고 있다. 서양화를 전공했던 이력도 한몫한다. 분청 한 점 마다 한 폭의 벽화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특징이다.

"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하고 하고 싶은 대로 모두 다 구현해 낼 수 있는 게 분청의 멋이에요. 저는 도자기에 회화의 세상을 펼치고 싶어서 분청을 택했어요. 도자기 위에 있는 그림들을 펼쳐놓고 보면 한 폭의 그림이 돼요. 저의 이런 회화적 장점을 극대화해준 것도 분청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박 명장은 화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예술에 눈을 떴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아버지의 권유로 도자기를 배웠다.

박래헌 명장 작품 사진 "물감으로 그리는 것보다 흙을 가지고 입체로 만드는 게 더 좋았어요. 힘든 줄 모를만큼 재미있었어요. 도자기를 할 팔자라는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경기도 이천으로 내려와 물레를 배웠다. 그리고 1996년, 전승공예대 전에서 21년 만에 처음 도자기 부문으로 대통령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그 당시에는 제 작품이 파격적이었어요. 도자기에 창의적이고 회화적인 부분을 접목한 경우가 거의 없었거든요. 큰 상을 받고 도자기를 더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듬해 대학원에 진학해 또다시 학생으로 돌아갔어요. 지금도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해요(웃음)"

박 명장의 분청에는 유독 산이 많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집 근처 산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한다.

"산을 제 관점으로 재구현한 거죠. 제가 분청에 그린 그림들은 대부분 제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있는 자연이에요. 산부터 연못, 새까지. 대부분의 작품이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에요."

그의 작품은 등장하는 모든 생물이 ‘쌍’을 이루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제 작품에서는 모든 것들이 쌍을 이루고 있어요. 사랑을 의미하 는 거죠. 다 같이 더불어 사는 그런 세상을 작품에 담는 거예요."

그는 작품 대부분에 수려한 화폭을 그리거나 조각해 넣지만 단 하나, 그가 시도하지 않는 작품이 있다. 바로 달항아리다.

"저는 옛것을 그대로 모방하지 말자는 주의인데, 달항아리만큼은 예외에요. 달항아리는 그 자체만으로 하늘에 떠 있는 달이기도 하고 사람의 몸이기도 해요. 그냥 두고 보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같아요."

그림부터 시작했지만 도자기에 발을 들인 지 올해로 반평생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 2016년 ‘이천 도자기명장’이라는 값진 이름을 얻게 됐다.

"저한테 명장은 새 옷을 하나 더 입은 느낌이에요. 33년 전 도자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초심을 잊지 말라고 입혀준 옷 말입니다. 저의 바람은 전통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서 현시대에 맞는 작품을 만드는거예요. 앞으로 계속 이 마음가짐으로 작업에 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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