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당신이 만나고 싶은 이천은 어디인가요?

김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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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종 작가 사진

설레는 파동을 전하다. 김희종 작가

도자기는 만드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사람에게, 대접받는 사람에게도 모두 ‘파동’이에요. 제가 만든 그릇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릇을 통해 좋은 파동을 얻어요. 이는 대접하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죠.

"나중에 제 그릇을 사용해보고 ‘너무 좋았다’는 피드백을 해주시면 그게 저한테는 또 파동으로 다가와요. 그릇 만드는 사람들은 소비자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도자기는 생필품이 아니거든요. 나름의 철학을 담아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파동을 줘야 하는 거 같아요. 제 바람도 그겁니다. 좋은 파동을 계속 주고 받는 것."

김희종 작가가 그릇에 담고 싶은 ‘파동’은 무엇일까. 그의 공방 이름, 그리고 작품이 그 답을 갖고 있었다.

식구기(器). 경기도 이천의 도자기 마을, 예스파크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공방 상호였다. "저희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식구라는 말을 자주 쓰셨어요. 함께 먹고 사는 식구들이 마주앉아 음식을 먹는 것만큼 소중한 게 어디 있을까 싶어요. 그릇이란 것도 그런 거 같아요. 밥 먹는 식구들이 쓰는 그릇. 그래서 식구기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그의 작품에도 이러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널찍한 그릇 한 가운데 배꼽을 연상시키는 동그란 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배꼽은 생명의 근원일수도 있고, 밥을 먹는 식(食)문화와도 연결되고, 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근원 같기도 해서 배꼽 문양을 넣기 시작했어요. 나름의 제 철학을 담은 거죠."

김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은 합(盒)이다. 동그랗고 넓은 뚜껑으로 덮은 그릇이 김 작가의 주력 작품이다. 용도를 묻는 질문에 "특별한 용도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아니"라며, "철저하게 소비자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답했다. "쓰임을 생각하고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용도에 갇혀버리는 거 같았어요. 옛날 어른들이 차(茶) 사발에 우주를 담는다고 했는데, 그 안에 막걸리도 담고 밥, 국도 담잖아요." 대부분 작품이 희디 흰 백자인 이유기도 했다.

"저는 백자가 너무너무 좋아요. 소비자에게 도화지를 주고 싶어요. 그 그릇을 어떻게 사용하든 소비자들에게 주어지는 거죠." 이번 메종오브제를 위해 기존에 만들던 작은 합의 크기를 키웠다. 샐러드 보울 등이 발달한 프랑스의 식문화와 잘 어울릴 수 있다는 노영희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조언이 있었다.

"해외 페어(Fare)에 항상 관심을 가졌지만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고 이번 이천 도자기의 메종오브제 참여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아닌 지속적인 연례 행사로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또, 이번에 저희 작가들이 가서 좋은 성과를 거둬서 내년, 또 내후년에도 더 많은 작가들이 참여해 한국 도자기가 세계 무대에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희종 작가 작품 사진 앞으로 어떤 도예 작가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물에 살짝 젖어 있는 스폰지가 되고 싶다" 답이 되돌아 왔다. 흙을 빚는 솜씨만큼이나 언어를 빚는 솜씨도 빼어난 작가였다.

"마른 스폰지는 물에 둥둥 뜨는데 물에 살짝 젖어 있는 스폰지는 물을 모두 빨아들이거든요. 조금 젖어있는 스폰지 같은 사람이라면 늘 좋은 걸 흡수하고 다양한 걸 받아들이면서 더 나은 그릇을 만들고 더 나은 파동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