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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나고 싶은 이천은 어디인가요?

김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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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기 작가 사진

백자를 닮은 명장, 김판기 작가

경기도 이천에 20여년 이상 터를 잡고 있는 공방 ‘지강도요(之江陶窯)’ 김판기 명장은 이곳 이천 도자기와 더불어 또 다른 자랑이다.

"지강도요, 강물처럼 유유한 생을 살되 작품을 만들면서도 서두르지 말고 도도하게 행하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그림 공부할 때 스승님께서 지어주셨어요. 그림이 아닌 도자기를 하게 됐지만 그 뜻처럼 사는 게 결국 제가 걸어가야 할 길 아닐까요?"

미대에 진학하기 위해 그림을 배우던 와중, 생각지도 못한 빛깔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국립 박물관에서 처음 본 청자를 보고 한 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 길로 이천 행 버스를 탔다.

당시 나이 스물 다섯. 배낭 하나만 든 채 무작정 이천 터미널에 내린 소년은 이 공방 저 공방을 다니며 도자기를 배웠다. 나만의 가마(공방)를 만들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강물 흐르듯 36년이 흐른 지금, 그 소년은 이천 도자기 명장이 됐다. 김 명장의 대표적인 작품은 백자 달항아리, 빗살문양 청자 등이다. 이번 메종오브제 출품 작품은 순 백자라인으로만 구성했다. 노영희 푸드스타일리스트의 맘을 사로 잡은 것도 백자였다.

"백자에는 솔직함이 있어요. 투명 유약을 쓰기 때문에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이거든요. 물레를 돌려 손으로 형태를 잡기 때문에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요. 작가의 솔직함과 재료의 솔직함이 모두 드러나게 되는 거죠. 그게 백자의 매력인 거 같아요. 단단하다는 장점도 빼 놓을 수 없지만요." 김 명장의 작품 철학도 백자를 닮았다.

"번잡한 기교와 다채로운 색채의 표현보다는 대토와 유약의 고유한 특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작업을 지향하고 있어요. 제가 투명한 유약만을 고집해 사용하는 이유도 이와 같아요. 대토의 솔직함을 집약할 수 있는 재료니까요." 명장의 타이틀을 얻었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작품에 접목시키는 작업은 더 부단해졌다.

과거와 전통에만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전통 기법을 지켜내면서도 현대의 식(食) 문화와 적절하게 융합된 그릇을 만들고 싶어요. 현재의 전통에 동참한다고 할까요? 전통적인 방법은 고수하되 이 시대에 유행하는, 현대의 문화를 받아들일 줄 아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릇이라는 건 옛 것도 훌륭하지만 지금의 문화와 접목 됐을 때 인기를 얻고 사람들이 사가잖아요. 고유의 정체성과 뿌리는 가져가되 현대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공방 이름처럼 그것 또한 물 흐르듯 변화를 수용하는 방식이 아닐까요?"

김판기 작가 작품 사진 숱한 국제 행사에 나가 화려한 수상 이력도 쌓았지만 이번 무대 또한 그에겐 또 다른 도전이다.

"독창적이고 기능적으로도 우수한 한국 도자기는 국제 무대에서 항상 관심의 대상이에요. 하지만 유럽의 식(食) 문화와 연결되지 못해 관심에 그치고 마는 게 아쉬웠어요. 섬세함과 독특한 기법을 가진 우리 도자기를 유럽의 식 문화와 맞출 수 있다면 한국 도자기는 충분히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무대가 그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