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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나고 싶은 이천은 어디인가요?

김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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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일 작가 사진

‘옹기장이’를 꿈꾸는 작가, 김병일 작가

"제게 도예가라는 말은 익숙하지가 않아요. 그냥 밥그릇 만드는 사람입니다. (웃음)" 투박하게 내뱉은 한 마디에 20년 넘게 그릇을 만들어 온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베어났다. 옹기장이를 꿈꾸지만 밥 그릇 만드는 남자, 김병일 작가를 만났다.

유독 눈에 띄는 공방 이름 ‘무경(撫耕)’. 어루만질 무, 경작할 경을 썼다고 한다. 김병일 작가의 호(號)이기도 하다. "밭을 갈고 경작하라는 의미인데 매일 흙을 만지니, 이걸로 그릇을 만들어 팔아서 먹고 살라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습니다. 밥그릇은 우리가 사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잖아요. ‘도예한다’, ‘예술한다’는 말보다 밥그릇 만든다는 말을 저는 쓰고 싶어요. 그게 제 업이고요."

김병일 작가의 도자기는 한국의 색을 머금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색인 ‘5방색’을 입혔다. "우리나라 색깔이라 좋기도 했고 5방색이라는 게 재미도 있었어요. 같은 빨간, 파란, 검정이라도 우리 색깔만의 멋과 맛이 있다고 할까요. 우리 나라 도자기가 백자, 청자같이 단순한 색에서 탈피해서 차별화를 주고 싶었어요. 한국의 전통적인 색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찾은 게 바로 5방색이에요."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옹기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과거 옹기 만드는 곳에 갔다가 한 눈에 반해 옹기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곧 그 매력에 푹 빠졌다. 현실적 이유로 지금은 그릇을 만들고 있지만, 옹기에 대한 꿈은 아직 맘 속 깊은 곳에서 불을 떼고 있다. "저장 문화를 식문화로 갖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 옹기는 중요한 그릇중 하나에요. 가장 한국스러운 도자라고 할까요? 언젠가는 옹기장이로 사는 게 제 꿈입니다."

김 작가는 이번 메종오브제 참여가 두 번째다. 작년에는 자비를 들여 가족들 모두와 함께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때 느꼈던 한계는 이미 기계로 도자기를 빚는 현실에서 한국 백자가 차별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아쉬움이었다. "기계는 가지고 있지 않는 손맛을 찾는 게 한국 도자기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곳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 중에는 공산품도 있었는데 한국 도자기만의 손맛을 더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두 번째 참여이니 좀더 욕심을 부릴 법도 하건만, 목표는 사뭇 소박했다. "어떤 그릇이 많이 팔리는지 그걸 보고 싶어요. 많이 팔고 오는 것보다 몇 센티미터의 어떤 형태의 그릇이 나갔는지를 보고 싶어요. 우리 나라도 음식 문화가 자꾸만 서양식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그걸 무시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걸 배워오려 해요. 점점 서구화되는 식(食)문화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그릇은 무엇인지."

김병일 작가 작품 사진 이번에 김 작가가 출품하는 작품도 대부분 프랑스 식문화에 맞는 28 ~ 29cm의 그릇이다. 색깔은 세계 사람들이 ‘가장 동양적인 색’으로 느낀다는 청자에 비중을 뒀다.

전통적인 방법과 색을 고수하며 그릇을 만든 지 어언 20여년. 결국 그가 만들고 싶은 그릇은 하나였다. "그냥 생활 속에서 사람들한테 편안한 그릇을 만들고 싶어요. ‘이 그릇은 편안하다 따뜻하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밥그릇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제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