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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나고 싶은 이천은 어디인가요?

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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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복 작가 사진

‘마음을 담아서’ 신기복 작가

경기도 이천 도심에서 차를 한참 타고 들어가면 보이는 고즈넉한 마을. 물레 돌리는 소리를 따라 들어가자 공방 ‘마음을 담아서’를 찾을 수 있었다. 도자기 만드는 일에는 마음을 담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려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마음을 담는 도예가, 신기복 작가를 만났다.

메종오브제 준비가 한창인 요즘, 신 작가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건 프랑스 요리다. 프랑스 음식 사진은 물론 프랑스 요리 영상을 찾아보고 직접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음식을 먹어보는 게 주요 일과가 됐다. 작업하기에도 바쁠 시기에 이를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밥공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밥알이 몇 개나 들어가느냐’에요." 장인 정신과 같은 거창한 미사여구 혹은 반죽기법이나 물레를 돌리는 방법 등 기술적인 독창성을 기대했던 것일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곧 본질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그릇에 무엇이 얼마나 담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은 후에야 그릇 한 점이 만들어져요. 그 다음엔 세척을 하고 수납을 해보죠. 도자는 작품이기 이전에 누군가 실생활에서 사용하게 될 식기니까요. 중요한 건 결국 음식을 담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겁니다." 이번 메종오브제를 준비하면서도 이러한 그의 철학은 고스란히 반영 됐다.

"그 나라 식(食)문화를 알지 않고서는 절대 제대로 된 그릇을 만들 수가 없어요. 어떤 게 담기게 될지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세척을 하고 수납을 하는지 이 모든 고민이 필요해요. 디자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그릇은 혼자 놓여 있을 때도 예뻐야 하지만 음식이 담겼을 때도 같이 예뻐야 돼요. 여기에 뭐가 담길지를 알아야 그릇도 만들 수 있죠." 그가 이번 메종오브제에서 그 나라 요리와 식문화에 이토록 주안을 두는 이유였다.

신 작가가 출품하게 될 작품 중 대표적인 건 비대칭 사각형이 특징인 접시다. 언뜻 보면 멋스럽게 길이를 다르게 한 비대칭의 사각형 같지만 모든 건 여기 담기게 될 고등어, 나물, 소스 등 음식의 형태를 모두 닮아 있었다. 무엇이 담길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었다.

신기복 작가 작품 사진 그가 프랑스 행 비행기에 싣고 가는 건 단순 그릇만이 아니었다. 공방 이름처럼 ‘마음을 담아서’ 가는 비행이 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자기인 달항아리에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대요. 모든 도자기에는 다 마음이 담겨 있어요. 누군가를 대접할 때 그 정성과 마음을 담는 게 그릇이거든요. 제가 그릇을 만들어 팔지만, 결국 그 안에 담기는 건 마음과 정성, 사랑입니다."

"도자기는 사람과 많이 닮았어요. 손으로 만든 거라 어딘가 허술한 부분이 있죠, 사람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요.그냥 막 다룰 수도 없고 함부로 사용하면 깨져버려요. 도자기를 빚는 건 사람을 대하는 거랑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신 작가가 도자기를 빚는 이유는 그것이 사람을 닮아서라고 했지만, 또한 그를 닮아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