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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나고 싶은 이천은 어디인가요?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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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작가 사진

금속 상감기(器), 김경수 작가

금속을 머금은 흙이 가마 속에 들어가 한 몸이 되어 나왔을 때, 도자기의 절제된 선과 반짝이는 금속 장식이 오묘한 조화를 뽐낸다.

기법은 한국 고려청자에 사용된 전통기법인 ‘상감’. 작가의 유쾌한 상상력이 더해져 흙을 파낸 곳에 금속이 자리를 채운다. 전 세계 하나뿐인 ‘금속상감라인’을 빚는 작가, 공방 ‘차림’의 김경수 작가를 만났다.

김 작가가 처음 금속을 쓴 건 재료를 섞어 쓰는 ‘믹스 미디어(Mix Media)’가 유행했던 10년 전, 도자기에 접목시킬 재료를 고민하다 우연히 액세서리를 만드는 작업을 보게 됐다. 가마 속에서도 불에 녹지 않는 금속이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렇게 ‘우연’은 ‘운명’이 됐다. “한국 도자기의 전통 기법인 상감 기법은 흙을 파내고 그 위에 다른 색의 흙을 채워 넣는 방식인데 흙물대신 금속을 상감해 봤어요. 가마에 들어가면 흙이 수축하면서 그 금속을 물어요. 불에 그을려 나온 금속 부분을 연마하면 특유의 빛깔이 나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 뒤로 전통목가구의 장석을 주재료로 금속과 흙을 접목시키기 시작했어요"

김경수 작가 작품 사진 금속상감라인의 포인트는 다양한 금속 장식도 있지만 높은 굽을 가진 제기 형태의 그릇이 특징이다.

"조형적으로 기념비적인 느낌도 있고 그릇 하나만 놓여있어도 당당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제가 단신이다 보니 높은 굽에 끌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웃음).
또, 제가 주로 사용하는 금속으로 장식하기 좋은 여백, 여지가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높은 굽은 그에게 또 다른 도화지가 된 셈이다. 쉽게 얻어진 결과물은 아니었다. 굽 라인을 위해 건축적인 요소를 습득하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이는 장식보다 구조적인 내실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작품을 보면 콘크리트 철물구조물처럼 구조를 탄탄히 해주는 금속이 심어져 있어요. 특히, 기둥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에서 무게중심이나 구조적인 측면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어요." 화려한 금속 라인에 마음을 빼앗긴 것도 잠시, 같은 작가의 것이 맞는지 싶은 단아한 백자 라인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금속 라인은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지만, 최근엔 백자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 했다.

"대학 시절 배웠던 교수님이 백자를 정말 아름답게 만들었던 분이었어요. 그 영향을 받아서 백자에 빠졌어요. 백자는 단단해서 식기로서 가장 적합한 흙이면서도 선에서 오는 넉넉함과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어요. 금속라인이 제 주요 분야지만 백자로도 인정받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반대 급부에 있는 금속 라인과 백자 라인 작업은 김 작가에게 ‘시너지’로 작용한다. "금속을 통해 화려하고 극대화된 디자인을 표현한다면, 백자는 휴식 같은 느낌이에요. 꾸미고 싶은 욕구가 솟아날 땐 장식을 쓰고, 또 편안함을 느끼고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을 땐 백자를 빚어요. 둘 다 저 자신의 표현이자, 서로 긍정적인 해방구가 되는 거 같아요." 이번 메종오브제에도 백자라인과 금속상감라인 모두를 들고 갈 예정이다.

김 작가는 이번 이천시의 메종오브제 참가자 중 가장 젊은 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물레 앞에 앉은 걸 감안하면 20년 가까이 도자기를 빚었다. 적지 않은 시간이다. 전반전을 반이상 달려왔지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게 뭘까를 찾는 게 지금의, 또 앞으로의 과제예요. 일단은 저를 위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내 맘에 들고 내 눈에 예뻐야 사람들에게도 비로소 보여줄 수 있는 거잖아요."